이혼 부부, 이 비율 낮았다…이혼 적중률 94% 학자의 설명 [노경목의 미래노트]

입력 2023-02-19 07:27   수정 2023-02-19 08:07


3000쌍의 결혼 커플을 분석해 어떤 부부가 이혼할지에 대한 예측을 한 학자가 있다. 그 적중률은 94%에 달했다. 미국 워싱턴대 심리학과 교수로 1980년대부터 결혼과 관련된 통계를 분석해 온 존 가트맨이다.

유명인을 중심으로 어떤 부부가 더 오래 결혼생활을 지속할지 예측해 맞춘 통계학자도 있다. 가스 썬뎀은 결혼이 5년후, 10년후, 15년후까지 지속될 확률을 예측할 수 있는 공식까지 만들었다.
가트맨의 5대 1 법칙

가트맨은 성공적인 결혼의 비결이 5대 1의 법칙에 있다고 말한다. 여기서 5는 부부간 긍정적인 상호작용, 1은 부정적인 상호작용이다

이같은 상호작용에는 대화부터 스킨십까지가 모두 포함된다. 가트맨은 이같은 비율이 5대 1 밑으로 떨어졌을 때 이혼할 확률이 급격하게 올라간다고 말한다.

물론 이 비율은 높을수록 좋다. 가장 긍정적인 결혼 관계를 갖고 있다고 생각되는 부부들은 해당 비율이 20대 1까지 높아진다.
왜 그런가
가트맨은 부정적인 상호작용이 남기는 상처가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통한 치유보다도 크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하나의 부정적 상호작용을 치유해 이전으로 되돌리는데는 다섯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말하는 이의 의도와는 다른 문제다. 아무리 좋은 의도나 생각을 갖고 하는 행동이라도 표현 방식이 부정적이면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때문에 가트맨은 서로 예의를 갖춰 대하는 부부가 더 행복한 경향이 있다고 분석한다. 보기에 격의 없고 친해 보이는 부부보다는 서로를 존중하는 부부가 부정적인 표현을 할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어떻게 조사했나

가트맨은 3000쌍의 부부를 초대해 이들의 대화를 15분간 녹음했다. 이후 대화와 제스처가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를 분류해 둘 사이의 비율을 계산했다.

여기서 5대1의 법칙을 어긴 부부의 이혼을 수십년간 추적 관찰했다. 94%는 대화패턴을 통해 이혼 여부를 예측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조건을 통일하기 위해 실험 참가 부부에는 몇 가지 단서가 붙었다. 두 사람이 모두 초혼일 것, 결혼 6개월 이내일 것, 아이가 없을 것 등이다.

수십년간 연구를 지속한만큼 다른 재미있는 연구도 많다. 상대의 부정적인 반응을 빨리 알아채는 부부일수록 부부 관계가 오래 지속되고, 이는 특히 남편에게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1999년 미국 심리학회지에 기고한 '부부갈등의 수학'에서 가트맨은 상대의 부정적 표현에 반응하는 '문턱'이 높을수록 부부 관계가 악화된다고 분석했다. 분석 대상이 된 179쌍의 부부 중 17쌍의 부부를 분석한 결과다.

자신의 감정에 대한 상대의 반응을 얻는데 필요한 부정적 표현의 강도가 커지면서 부부 관계가 악화된다는 설명이다. 재미있는 것은 아내는 남편의 반응 여부에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었지만, 부정적 발언에 둔하게 반응하는 아내를 둔 남편일수록 이혼할 확률이 높았다.
'결혼의 공식' 만든 수학자

단순히 이혼 여부 뿐만 아니라 해당 결혼이 얼마나 지속될지까지 예언한 학자도 있다. '괴짜 수학'으로 유명한 가스 썬뎀이다.

선뎀은 톰 크루즈와 케이티 홈스의 결혼 기간 등을 정확히 예언해 화제가 됐다. 5년은 넘기겠지만 15년에 이르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크루즈 부부는 실제로 5년 반만에 이혼했다. 역시 비슷하게 예언됐던 벤 애플렉과 제니퍼 가너도 10년 남짓한 결혼생활을 한 뒤 이혼했다.

반면 15년간 지속될 확률이 71%로 예상됐던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 55%로 예상된 제이지와 비욘세 부부는 지금까지 결혼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공식은 생각보다 단순

선뎀의 공식에 따르면 △결혼 당시 두 사람의 나이 △남편의 유명세 △결혼 이전 교제 기간 등은 결혼 지속기간을 높이는 것으로 요소로 작용한다.

반면 △이전 결혼 횟수 △부부간 나이차 △아내의 유명세 △구글에서 검색되는 아내의 노출 사진 숫자 등은 결혼 지속기간과 반비례 한다.

선뎀은 해당 공식을 2006년 발표한 뒤 2012년 한 차례 업데이트 했다. 가장 큰 차이는 아내의 이름이 어느 매체에서 보도됐는지에 따라 효과를 나눈 것이다. 정론지에 가까운 뉴욕타임스에 보도됐다면 결혼 지속에 도움되지만, 연예매체인 내셔널인콰이어러라면 부정적인 것으로 분류했다.

선뎀은 "유명인의 결혼에서 단순히 인기를 얻는 것보다 어떤 종류의 인기를 얻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남편보다 아내의 인기에 결혼이 더 영향을 받는 것은 배우자에 대한 외부 평판에 남편이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반영한다.

가트맨의 연구에서 아내의 반응에 남편이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결론을 냈던 점을 떠올리면 흥미로운 부분이다.
어떤 의미가 있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결혼과 출산을 통해 인생의 행복이 좌우된다. 사랑과 결혼은 가장 낭만적인 경험이기도 하다. 이를 차가운 공식과 확률로 예측하려는 행위는 메말라보인다.

썬뎀은 유명인을 중심으로 한 시도인만큼 흥미거리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다만 가트맨의 공식을 보면 성공적인 결혼과 관련해 희망적인 사실도 있다.

생각보다 단순한 공식을 따르는 것만으로도 파경에 이르는 것을 피하고 성공적인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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